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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24. 07:37 - sapauc

독일 EMBA Innovation 과정 시작

실제로 이렇게 아저씨 분위기가 아니고 좀 더 대학교 모습과 유사하다

지금 일하는 회사에 입사한 17년 12월 부터 21년 9월 현재까지 경력 측면에서 이렇다하게 이룬게 없는 상태였던것 같다. 인테리어 목업을 만들기도 하고 중간중간에 여러 회사에 지원했지만 그렇게 간절하지 않아서 인지 Coverletter 나 Portfolio 가 그저 그래서 였는지 긍정적인 연락을 받은 곳은 없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클럽하우스에서 독일에서 일하는 한국인 분들 두분을 만났는데 그 방에있던 두분 다 희안하게도 나와 같은 엘지전자 출신이었고 두분다 엘지를 나온 후에 꽤 괜찮은 학교에서 Full-time MBA를 하신 분들이었다. 당연히 두분다 좋은 회사에서 다니고 있었고 한분은 나이가 나보다 어리지만 무려 C-Suite 급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다. 그 방에서 급여나 MBA 전후로 커리어의 전환등 여러 주제에 대해서 대화했고, 한시간이 안되는 그리 길지 않은 대화였다. 하지만 여운은 길었는데 그 뒤로 몇 주동안 MBA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있는 상태 였던것 같다.

내 직무자체는 Design Engineer 로 Automotive Interior 의 boundary 안에서 새로운 선행 솔루션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는데 이 MBA 라는것은 Management 의 측면이기 때문에 현재 내 직무와는 크게 관련이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가졌던 태도가 '나는 내가 하는게 좋고 크게 바쁘지 않으니까 얇고 길게 이걸 계속 할거야' 라는 태도가 과거라고 하면 몇 주간 고민 후의 결론은 MBA에서 배우는 것이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직무와는 관련이 크지 않지만 추후에 좀 더 높은 포지션으로 가는것에 도움을 반드시 줄수 있고, 내가 디자인에서 Engineering 부분으로 넘어온것 처럼 또 다른 분야로 점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른 이유들로는 뮌헨 지역에서 일하면서 이래 저래 아는 사람은 좀 있지만 좀 더 질 좋은 현지 Network 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 한국 국립4년제 디자인과 학위가 국제무대에서 가지는 한계, 독일이민의 모든 미션을 완수하고 약간은 안일하게 지내는 자신에 대한 미미한 죄의식등이 지원 동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가까운 MBA 코스를 찾아 본 뒤에 TUM의 EMBA 과정중 IBC 라고 불리는 Innovation and business creation 코스가 가장 나랑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Academic한 부분과 실무관련된 부분의 밸런스가 좋고 일단 내 직무와의 꽤 많은 연관성이 있었다. TUM EMBA 자체의 랭킹은 높지않지만 바이에른주 안에서는 TUM 이 거의 MIT 대접을 받는다는 점. 집에서 30~40분 내외로 통학가능 한점, EMBA장점인 Part-time 이라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수업을 들을수 있다는 점이 고려대상이었다. 사실은 좀 읽어보다가 바로 느낌와서 Essay 와 Motivation letter 를 쓰기 시작했다. 영어권에서 공부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영어 에세이는 고통 그 자체였다. 잘 쓰여진 에세이를 보고 내가 쓴글을 보면서 끝을 알수 없는 자괴감을 느끼기도했다. 다행히 2주 동안 매일 조금씩의 시간을 투자하니 약간은 읽을 수 있는 정도의 글이 되었다. 당연히 교정서비스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약간의 비용을 투자해 교정을 받고나니 꽤 괜찮아보이는 글이 되었다. 합격을 떠나서 이 프로세스 자체에서 오는 배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서류가 통과되었는지 금요일에 20분 정도의 면접기회가 있었고 그 다음주 화요일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간만에 느껴보는 성취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