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하는 회사에 입사한 17년 12월 부터 21년 9월 현재까지 경력 측면에서 이렇다하게 이룬게 없는 상태였던것 같다. 인테리어 목업을 만들기도 하고 중간중간에 여러 회사에 지원했지만 그렇게 간절하지 않아서 인지 Coverletter 나 Portfolio 가 그저 그래서 였는지 긍정적인 연락을 받은 곳은 없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클럽하우스에서 독일에서 일하는 한국인 분들 두분을 만났는데 그 방에있던 두분 다 희안하게도 나와 같은 엘지전자 출신이었고 두분다 엘지를 나온 후에 꽤 괜찮은 학교에서 Full-time MBA를 하신 분들이었다. 당연히 두분다 좋은 회사에서 다니고 있었고 한분은 나이가 나보다 어리지만 무려 C-Suite 급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다. 그 방에서 급여나 MBA 전후로 커리어의 전환등 여러 주제에 대해서 대화했고, 한시간이 안되는 그리 길지 않은 대화였다. 하지만 여운은 길었는데 그 뒤로 몇 주동안 MBA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있는 상태 였던것 같다.
내 직무자체는 Design Engineer 로 Automotive Interior 의 boundary 안에서 새로운 선행 솔루션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는데 이 MBA 라는것은 Management 의 측면이기 때문에 현재 내 직무와는 크게 관련이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가졌던 태도가 '나는 내가 하는게 좋고 크게 바쁘지 않으니까 얇고 길게 이걸 계속 할거야' 라는 태도가 과거라고 하면 몇 주간 고민 후의 결론은 MBA에서 배우는 것이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직무와는 관련이 크지 않지만 추후에 좀 더 높은 포지션으로 가는것에 도움을 반드시 줄수 있고, 내가 디자인에서 Engineering 부분으로 넘어온것 처럼 또 다른 분야로 점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른 이유들로는 뮌헨 지역에서 일하면서 이래 저래 아는 사람은 좀 있지만 좀 더 질 좋은 현지 Network 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 한국 국립4년제 디자인과 학위가 국제무대에서 가지는 한계, 독일이민의 모든 미션을 완수하고 약간은 안일하게 지내는 자신에 대한 미미한 죄의식등이 지원 동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가까운 MBA 코스를 찾아 본 뒤에 TUM의 EMBA 과정중 IBC 라고 불리는 Innovation and business creation 코스가 가장 나랑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Academic한 부분과 실무관련된 부분의 밸런스가 좋고 일단 내 직무와의 꽤 많은 연관성이 있었다. TUM EMBA 자체의 랭킹은 높지않지만 바이에른주 안에서는 TUM 이 거의 MIT 대접을 받는다는 점. 집에서 30~40분 내외로 통학가능 한점, EMBA장점인 Part-time 이라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수업을 들을수 있다는 점이 고려대상이었다. 사실은 좀 읽어보다가 바로 느낌와서 Essay 와 Motivation letter 를 쓰기 시작했다. 영어권에서 공부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영어 에세이는 고통 그 자체였다. 잘 쓰여진 에세이를 보고 내가 쓴글을 보면서 끝을 알수 없는 자괴감을 느끼기도했다. 다행히 2주 동안 매일 조금씩의 시간을 투자하니 약간은 읽을 수 있는 정도의 글이 되었다. 당연히 교정서비스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약간의 비용을 투자해 교정을 받고나니 꽤 괜찮아보이는 글이 되었다. 합격을 떠나서 이 프로세스 자체에서 오는 배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서류가 통과되었는지 금요일에 20분 정도의 면접기회가 있었고 그 다음주 화요일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간만에 느껴보는 성취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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